아를(ARLES) - Those Rays Which Never D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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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レーベル : 아를(ARLES)
  • 発売日 : 2025-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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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メディア : C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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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 LIST

1. Birthstone

2. Waterspell

3. Parallel Dreams, Waving Goodbye I

4. Winter Veil

5. Seraphim Heart

6. Silver

7. Inliberation

8. Melanie

9. Parallel Dreams, Waving Goodbye II



DETAIL INFO

이따금 느리게 퍼져 나가는 빛을 보게 된다. 나무가 타고 남은 잔해 속에서 불꽃과 헤어진 빨간 불씨가 검은 숯에 매달려 있을 때, 길바닥 위를 수은처럼 서서히 타고 흐르는 물 위로 눈부심을 잃은 빛이 일렁거릴 때, 숲안개 속에서 이른 새벽의 태양이 짙은 입자와 나뭇가지 사이에 속도를 잃은 채로 걸려 있을 때. 이런 상황이 실제로 빛의 속도를 느리게 만들지 않는다는 것은 알고 있다. 그런 광경이 만들어 내는 '느린 퍼짐'이 시간성이란 차원에서 해석할 수 있는 것인지도 사실은 불확실하다. 다만 나는, 언제나 밝은 명도와 순간적인 속도로 순식간에 다가오는 빛이 때로는 사그라들 듯이 낮은 조도로 시선 속에 느리게 머무를 수도 있다는 점에 마음을 뺏긴다.


아를이 만드는 소리는 그 느린 빛들을 닮아 있었다. 어쿠스틱 기타와 마이크만으로 이루어진 공연에서든, 수많은 이펙터가 차분하게 자리잡고 있는 세트에서든, 그의 소리는 귀를 강렬하게 스치고 지나가기보다는 자신이 만들어진 공간 속에서 부유하면서 머물러 있으려 하는 것처럼 들렸다. 헤아리기 어려운 깊이를 지닌 목소리와 세심하게 피킹되어 울리는 현, 자신만의 규칙을 갖고 귀와 몸을 울리는 잔향을 루프시키는 이펙터들이 공연장을 박무薄霧처럼 채워 나갈 때, 문득 그런 의문을 가졌다. 너희 소리들은, 그토록 언제든지 사라져 버려도 상관없을 것처럼 여린 형상을 띠고 있음에도, 왜 여기에 머무르려고 하니? 느릿하게 퍼졌던 빛은 잠깐의 감속을 멈추고 선명해지거나 사라지는 것을 택한다. 곡은 끝나고, 공연은 박수와 함께 막을 내리며, 악기와 마이크와 케이블은 자취를 감춘다. 빛, 소리가 거기에 머물러 있었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아를의 첫 앨범 [Those Rays Which Never Die]를 들으며 나는 유독 '기록'이라는 단어보다 '재현'이라는 단어를 연상한다. 존재하고 있던 것을 포착하고 다시 들을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머무르고자 하지만 머무를 수 없는 것을 어떻게든 다시 만들어 내고자 하는 시도. 그렇게 재현한 것조차 머무르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면서도 시행되는 반복. 어느 순간 생겨난 아름다운 선율. 어디서 채집했는지 알 수 없는 자연의 소리. 무중력의 진공 속에서 천천히 퍼져 나가는 빛가루를 닮은 목소리. 슬픈 노래인 태양. 네가 가장 좋아하는 끝없는 풍경 소리. 사랑하는 너의 광기와 죄. 독기 어린 연무 속에서 걸어가는 천사. 다시 찾아올 겨울의 장막. 소리와 언어는 이 모든 것들을 우리 앞에 재현하는 동시에, 길고 느리게 펼쳐지는 시간 속으로 다시금 사라진다.


포크와 앰비언트라는 두 음악적 축은 [Those Rays Which Never Die]를 지탱하는 동시에 서로를 침범하면서 경계를 허물어뜨린다. 아를은 소박하면서도 깊은 기타 멜로디를 전면에 배치하기를 주저하지 않지만, 그것이 잠시간의 반짝임을 넘어 곡의 구조를 결정짓도록 내버려 두진 않는다. 필드 레코딩으로 길어 온 소리와 낮게 깔린 화이트 노이즈는 선율이 잠시 자리를 비운 구석을 채우며 경계를 알 수 없는 공간을 만들어 내지만, 그건 아를의 목소리와 기타마저 잠식하는 어둠뿐인 공간은 아니다. 어느 쪽이라고 쉬이 단정할 수 없는 장르와 장르 사이의 길항 작용은 또다시 느린 빛을 재현하기 시작한다. 시작과 끝을 알 수 없는 어딘가에서 아름답게 퍼져 나가는 빛을.


누군가는 이 음악을 금방이라도 사라져 버릴 것 같다고 여길 것이며, 다른 누군가는 이 음악이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처럼 지속되고 있다고 느낄 것이다. 어느 쪽이 되었든, 아를이 재현한 형체 모를 빛은 느린 맥동을 이어 나가며 [Those Rays Which Never Die] 안에서 맴돌고 있다. 그 모호한 재현은 어쩌면 앨범이라는, 혹은 음악이라는 형식에 담긴 '기록'이라는 성질마저 뛰어넘는 것일지도 모른다. 나는 그것을 기억하기 위해서, 그것이 마음 속에 남긴 파동을 다시 확인하기 위해서, 그 느린 빛 속으로 다시 걸어 들어간다.


정구원, Weiv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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