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숨 쉬러 나가다
02. 쫓기는 너
03. Girl Stop
04. 까만 타이거
05. 도레미파
06. Time To Say
07. 빗소리
08. Brothers
09. 시간은 푸른 섬으로
10. Too Young
11. 폭탄 위에 머물다
허클베리핀 [까만 타이거] - 확장으로 찾아낸 새로운 영토
2007년 인터뷰에서 이기용은 “사회의 주변부로 밀려난 사람들은 예전 내 모습이기도 하다. 이런 현실 속에서 사랑과 희망만 있다고 하는 건 가식일 뿐”이라고 말했다. 1집부터 현재까지 허클베리핀 음악에 있어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이것이다. 그래. 그가 옳다. 우리가 바라는 진짜 삶은 ‘지금, 여기’가 아니라 ‘언젠가, 어디엔가’에 있을 테니까.
음반을 상징하는 얼굴이라 할 ‘쫓기는 너’에서도 이런 주제의식은 사운드와 요철처럼 들어맞는다. 다만, 탈주하는 속도와 리듬의 동력이 달라졌을 뿐이다. 그는, 쫓긴다. 쫓기는 와중에 누군가를 찾아 헤맨다. 이 누군가를 희망이라 불러도 좋으리라. 그리하여 그는 다짐한다. 차가운 신들이 대답하지 않더라도 “다시는 절망을 부르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쫓기는 너’에서 만날 수 있는 능수능란한 변주 능력과 중첩되는 코러스의 합창은 가히 로큰롤이 줄 수 있는 최대치의 카타르시스를 선물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러나 보다 댄스 쪽에 깊이 투신한 ‘Girl Stop’이 탁월한 밴드 하모니로 연계되지 않았다면 그 감동의 크기, 다소 줄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타이틀인 ‘까만 타이거’는 어떤가. 이 곡까지만 쭉 들어봐도 수록곡 배치가 끊임없는 고민 끝에 나온 것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듣는 이를 밀고 당기는 타이밍이 정말 기가 막힌 앨범이다. 만약 ‘다채롭다’는 형용사를 부여해야 한다면 허클베리핀 디스코그라피 중 영순위는 무조건 5집이 되어야 마땅하다. 이견은 있을 수 없다. - 배순탁 (음악평론가, 배철수의 음악캠프 작가) 라이너노트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