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새벽속으로의 외출
02 1Q84 (Feat. San E)
03 언젠가 올 것 같았던 뜻밖의 순간
04 You Got Me (Feat. 히나인)
05 화장하지 말아요 (Feat. Fatdoo)
06 달콤한 자극
07 장거리 연애 (Feat. 신현희)
08 잠실 귀요미
09 깨져 (Feat. Molly.D)
10 헤어질까.. (Feat. 원써겐)
11 What the fuck it is
12 언젠가 올 것 같았던 뜻밖의 순간 (Meditation Mix)
13 너와의 추억을 팔아

강렬하지만 감미롭게, 저돌적이지만 차분하게 황도 13궁을 오묘히 결합한 13가지의 사랑이야기. 멀티아티스트 스티(STi)의 세 번째 정규앨범 Love Zodiac 발매.

2007년 싱글 Discovery로 데뷔할 때부터 작사, 작곡, 편곡, 믹스, 디자인, 뮤직비디오까지 스스로 자신의 음반을 컨셉팅하여 색깔을 중요시 해왔던 스티가 어느덧 3번째 정규앨범을 발표한다. 황도 13궁을 메인 컨셉으로 한 이번 3집은, 침울하고 무거운 표면에서부터 보편적인 재미와 통속성을 갖춘 곡까지 총 13가지 사랑의 다채로운 면면을 취합해 보인다. 알앤비와 힙합의 향취가 배어 있으나 노래와 랩을 부드럽게 조화해 장르간 경계를 허문 퓨젼 스타일을 선보이는 스티의 음악은, 여러 가지 요소가 함유된 멜로디와 그의 편안한 보컬 때문인지 장르에 편중되지 않고 대중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자 장점이다. 사람들이 사랑의 노정을 통해 겪게 되는 흥분, 질투, 즐거움, 외로움, 후회 등을 공감할 수 있는 가사가 돋보이는 이번 앨범은 기존의 밝고 경쾌한 스티와는 다르게, 풍부한 감수성과 표현력을 확인할 수 있는 앨범이다. 원써겐, 팻두, 산이, 몰리디, 히나인, 신현희 등 의도한 곡의 이미지에 딱 맞는 피쳐링진 또한 기대해 볼만하다. 한편, 이번 앨범의 부클릿에는 각 트랙을 만들 당시의 스티가 직접 쓴 일기가 함께 공개되어 눈길을 끈다.


[스티가 직접 트랙 별 일기]

01. 새벽속으로의 외출 (작사: 스티 / 작곡: 스티)
작업이 잘 되지 않는 새벽이었다. 집 근처를 배회하며 동네 벤치에 앉아 괜히 하늘을 쳐다보며 멍하게 몇 시간을 흘려 보냈다. 문득 떠오른 별자리 컨셉. 13가지의 별자리에 13곡짜리 정규 앨범을 만들면 어떨까? 한 곡에 하나씩 별자리를 부여한다면 또 어떨까? 새벽은 나에게 늘 영감을 많이 가져다 준다.

02. 1Q84 (Feat. San E) (작사: 스티, 산이 / 작곡: 스티)
설레이면서도 긴장되고, 조금은 어색하기도 하지만 물러서거나 피할 생각은 없는 행복한 너와의 시간. 내가 느끼는 감정을 너도 느끼고 있을 거라 믿었던 두 개의 달이 떠오르는 달달한 밤. 현기증이 나고, 어지럽기도 했다. 그 짧았던 밤은.

03. 언젠가 올 것 같았던 뜻밖의 순간 (작사: 스티 / 작곡: 스티, 민성진)
오래된 연인의 마지막은 생각보다 싸늘하고 차가웠다. 화가 나거나 또는 배신감이 느껴질 것 같았지만 그런 마음보다는 쓸쓸하고 허무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더 컸다. 너와 이별하는 것이 단순히 너를 잃는 것에서 끝난다면 이 정도로 슬프진 않았을 것이다. 너와 함께 했던 시간들이 그저 한낱 과거가 되고, 너의 주변 모든 사람들과, 우리가 만들었던 모든 습관들마저도 함께 이별해야 하는 것이 너무 괴롭다. 아마도 다시 돌이킬 수는 없겠지만 그 동안 너와 함께 즐겁게 보냈던 그 많은 순간은 아마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누굴 만나더라도 행복하길 바란다.

04. You Got Me (Feat. 히나인) (작사: 스티, 히나인 / 작곡: 스티, 히나인)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갑지 않았다. 기대에 못 미친다는 듯 실망이 기색이 역력했던 너. 다른 날, 다른 공간이었다면 나를 보는 눈빛이 혹시 달랐을까? 짧은 시간 스쳐 지나갔지만 후회는 오랫동안이나 남았다. 니가 느낀 나는 어떨까? 나 정말 오늘의 아침보다는 훨씬 더 괜찮은 남자인데..

05. 화장하지 말아요 (Feat. Fatdoo) (작사: 스티, 팻두 / 작곡: 스티)
개인적으로 짙은 화장하는 사람에게 별로 매력을 못 느끼겠다. 특히 나이가 어리면 어릴수록 더욱 더. 가끔씩 화장을 하고 나를 만나러 나오면 나는 매우 낯설고 거리감마저 느껴진다. 화장하지 않아도, 화려하지 않아도 예뻐 보이는 그 나이를 많이 즐겼으면 좋겠다. 나이가 들면 화장하고 싶지 않아도 해야 할 날들이 더 많아질 테니까.

06. 달콤한 자극 (작사: 스티 / 작곡: 스티)
두 달도 남지 않은 나의 20대. 그저 집 안에만 있기를 좋아하던 어린 시절. 즐길 때도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늘 예민하고 신경은 곤두서있고 항상 여유가 없이 조급했던 나였지만 나이를 먹어갈수록 조금씩 스스로를 컨트롤 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무엇을 하면 내 기분이 좋아지는지, 기분이 나쁠 땐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이제서야 알게 된 것 같다. 아, 이제서야 조금이나마 인생을 즐길 수 있을 것 같은데.. 30대가 코앞..

07. 장거리 연애 (Feat. 신현희) (작사: 스티, 신현희 / 작곡: 스티)
남자와 여자. 다르게 느끼고 생각하는 존재. 우리가 싸우고 다툴 때는 각자의 입장만을 얘기할 때나, 혹은 오히려 상대방의 입장만을 고려하여 의도하지 않은 오해가 생길 때가 아닐까?. 장거리 연애 커플의 고민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아주 예전의 기억을 찾아 더듬거려보자. 만약 지금 그런 상황이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08. 잠실 귀요미 (작사: 스티 / 작곡: 스티)
어린 여자에게 반해버린 주책스러운 나의 말도 안 되는 합리화들. 상상 속에서는 충분한 자신감이 있었지만 역시 현실은 달랐다. 나를 쳐다보는 그녀의 눈빛 또한 분명히 예사롭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착각이었나 보다. 아니면 드러내지 않았던 걸까? 어쨋든 하나 확실한 건 길거리에서 만나서 연락처를 주고받고 인연이 닿는 건 드라마나 영화 혹은 만화에서만 나오는 이야기라는 것이다

09. 깨져 (Feat. Molly.D) (작사: 스티, 몰리디 / 작곡: 스티)
내가 마음에 두고 있는 사람이 나에게 관심이 없다면? 더 나아가 그 사람이 내가 아닌 다른 이성과 사귀고 있다면? 더 나아가 그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나와 친구관계를 유지하려고 한다면? 멀리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가까이 할 수도 없는 애매모호한 상황. 이런 답답한 나의 속마음을 누가 알아줄까? 너를 보며 직접 얘기 할 수 없었던 얘기들.

10. 헤어질까.. (Feat. 원써겐) (작사: 스티, 원써겐 / 작곡: 스티, 원써겐)
헤어짐의 기운이 강하게 느껴지던 날 밤. 처음으로 헤어질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헤어지게 된다면 혼자 지내는 게 힘들진 않을까? 어떤 기분이 들까? 혼자 고민에 고민을 반복했지만 이미 나는 헤어짐을 결심하고 헤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이별의 이유를 찾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얼마 후엔 쓸쓸하고 허전한 기분이 들기 시작하겠지. 잘 버텨봐야겠다..

11. What the fuck it is (작사: 스티 / 작곡: 스티)
다 알았다. 니가 말을 하진 않았지만 이제 모든 이유를 알았다. 부끄럽다. 그것도 모르고 난 지금까지 기다렸다. 바보 같다. 내가 눈치가 없었던 걸까? 내가 먼저 이별을 고하기를 기다리고 있는 건 아닐까? 말해야겠다. 못 마시는 술을 너무 많이 마셨다. 그냥 말해야겠다.. 말해야겠다.... 말해야겠다.....

12. 언젠가 올 것 같았던 뜻밖의 순간 (Meditation Mix) (작사: 스티 / 작곡: 스티, 민성진)
유키구라모토의 Meditation을 듣고 있으면 아련함이 배가된다. 그 때 난 독한 마음을 먹고 널 붙잡지 않았다. 붙잡는다고 돌아올 것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설사 돌아온다고 해도 그 후가 두렵기도 했다. 그런 상황이 오는 것 자체가 이별의 시작이었을테니까. 문득 문득 떠오르는 옛날 생각에 가슴 시린 느낌을 자꾸 느낀다. 더이상 내가 남자로 보이지 않는다는 너의 말이 자꾸 머리에 맴돌고, 너의 가족들과 함께 즐겁게 보냈던 나날들이 꿈에 나타난다. 얼마나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까.. 

13. 너와의 추억을 팔아 (작사: 스티 / 작곡: 스티, 민성진)
갑자기 너에게 너무 미안하다. 너를 모르는 사람들에게까지 너의 얘기를 해가며 내가 바랬던 건 과연 뭘까? 위로? 위안? 관심? 너와의 추억을 팔아 음악으로 돈을 벌고 있는 내가 참 나빠 보인다. 혹시라도 내 음악을 들으면 기분이 나쁘진 않을까? 모르겠다. 혼란스러운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