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c. 1

01. Grace (BBC Late Show, London, 1/17/95) 
02. So Real (Live Aus Dem Sudbahnhof tv, Frankfurt, Germany, 2/24/95) 
03. Mojo Pin (Live Aus Dem Sudbahnhof tv, Frankfurt, Germany, 2/24/95) 
04. What Will You Say (Live Aus Dem Sudbahnhof tv, Frankfurt, Germany, 2/24/95) 
05. Hallelujah (MTV Japan, 1/31/95) 
06. Dream Brother (Howlin Wolf, New Orleans, 12/2/94) 
07. Eternal Life (MTV's Most Wanted, London, 3/3/95) 
08. Last Goodbye (MTV's Most Wanted, London, 3/3/95) 
09. Lover You Should Have Come Over (JBTV Chicago, 11/8/94) 
10. Lilac Wine (MTV Europe, Eurokeenes Festival, Belfort, France, 7/9/95) 
11. Grace (MTV’s 120 Minutes, USA, 01/15/95) 
12. So Real (MTV’s 120 Minutes, USA, 01/15/95) 

Disc. 2 (DVD)
 
01. Grace (BBC Late Show, London, 1/17/95) 
02. So Real (Live Aus Dem Sudbahnhof tv, Frankfurt, Germany, 2/24/95) 
03. Mojo Pin (Live Aus Dem Sudbahnhof tv, Frankfurt, Germany, 2/24/95) 
04. What Will You Say (Live Aus Dem Sudbahnhof tv, Frankfurt, Germany, 2/24/95) 
05. Hallelujah (MTV Japan, 1/31/95) 
06. Dream Brother (Howlin Wolf, New Orleans, 12/2/94) 
07. Eternal Life (MTV's Most Wanted, London, 3/3/95) 
08. Last Goodbye (MTV's Most Wanted, London, 3/3/95) 
09. Lover You Should Have Come Over (JBTV Chicago, 11/8/94) 
10. Lilac Wine (MTV Europe, Eurokeenes Festival, Belfort, France, 7/9/95) 
11. Grace (MTV, 120 Minutes, New York, 1/15/95) 
12. So Real (MTV, 120 Minutes, New York, 1/15/95) 
13. Last Goodbye (MTV, 120 Minutes, New York, 1/15/95) 
14. Vancouver (MTV's Most Wanted, London, 3/3/95) 
15. Hallelujah (music video directed by Ernie Fritz)
16. “Star Tours” (VH1, Naked Cafe Behind The Scenes Piece, 1/9/95) 
17. Merri Cyr bus interview (spring 1995) 


우리 시대 최고의 목소리. 제프 버클리를 기억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앨범, 전 세계 콘서트 실황 및 TV 출연 퍼포먼스를 담은 앨범

톰 요크 (라디오헤드), 지미 페이지 (레드 제플린), 폴 매카트니, 메튜 벨라미 (뮤즈)..
우리 시대 최고의 뮤지션들이 극찬하거나 영향을 받았다고 고백한 Grace 의 15주년 기념 앨범

* 1994년 8월에 발매되었던 Grace의 15주년 기념 앨범
* Grace 월드 투어의 첫 번째 영상 기록
* 미국, 독일, 일본, 영국 그리고 프랑스에서 출연한 TV Performance
* 11곡이 담겨져 있던 Grace 중에서 9곡의 미발표 라이브 트랙 발췌
* 제프 버클리와의 인터뷰 포함, 제프와 밴드의 “behind the scenes” footage 수록
* “Hallelujah” 스튜디오 video 및 추가 인터뷰 - 보너스 수록

온전하게 공개된 유일작 “Grace”가 발매된 지 15년이 흘렀다. 그가 세상을 떠나면서 신화가 되었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지만, 과거에도 현재에도 그에게 세상 사람들이 말하는 음악적 신화는 없었을 것이다. 그러한 ‘신화’를 즐겨 만드는 것은 매체들이고 사람들이며, 그저 그것은 누군가를 광고하고 홍보할 때 쓰이기 좋은 말에 불과하다. 새로운 신화를 만들기 위한, 최상위급의 형용사가 들어가는 문장들은 지겨울 뿐이다.

제프 버클리는 최고에 선 적도 없었고 스태디엄 같은 대형 공연장에서 단독 공연을 한 적도 없다. 팀 버클리의 아들이라 해서 특별히 후광을 얻은 것도 없다. 세상을 떠나고 나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이름을 알게 되었고 (최근에는 유명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출연자들이 곧잘 “할렐루야”를 불러 더욱 유명해 졌지만), 그의 음반은 더 많이 팔려 나갔지만 제프 버클리는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스튜디오 앨범에서건, 미공개된 음원 속에서든, 유일하게 온전한 공연의 기록으로 남아 있는 시카고 라이브 DVD 속에서든, 제프 버클리는 자신의 방식으로 노래를 하고 있다. 그는 성공이나 신화를 쫓는 대신, 자신의 육체와 정신 속에 내재되어 있는 소리를 듣고자 했으며 뮤지션에게 그것이 없다면 그것은 죽음과도 같다고 생각했다. 혹은 그런 뮤지션들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몸은 강가 속으로 사라져 갔고, 다시 돌아오지 않았지만 뮤지션 제프 버클리는 사라지지 않았다. 몇 안 되는 그의 유산들은 끊임 없이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것이며, 반복 청취될 것이다. 그러니까, 죽은 노래를 부르는 시체 같은 가수들이 음악계에 나뒹구는 오늘날의 현실을 돌아보자면, 그는 아직도 살아 있는, 생존한 뮤지션이다. 죽었기 때문에 그를 칭송하고, 그를 신화로 만들고자 한다면, 그것은 스스로 경박한 미디어 중의 하나가 되는 길을 택하는 것일 뿐이다. 혹은, “Grace”의 껍데기만을, 혹은 그가 남긴 음악을 지나치게 감상적으로 듣게 되는 방법이다.



영혼은 쉽게 죽지 않는다. 디지털로 전송되거나 공장에서 복제되더라도 그것은 살아 남는다. 그는 노래로 자신의 영혼을 벗기고 그것을 자유롭게 하고자 했고, 그것을 이루기 위한 기록들이 우리가 듣는 그의 음악이다. 스튜디오 앨범 “Grace” 속에 담긴 것은 오리지널도 원형도 아니었을 것이다. 그가 부를 수 있는 수십 수백 가지 버전 중의 하나였을 따름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무대에서 늘 같은 방식으로 노래하지 않았고, 곡의 길이도 서로 달랐다. 수십 초에서 수십 분에 이르기까지. 무대에서 얻은 영감과 복제될 수 없는 순간의 정신을 담았다. 소시적 기타 히어로였던 알 디 메올라에서 시작해 파키스탄 뮤지션 누스라트 파테 알리 칸에 이르는 폭넓은 음악적 영감에 바탕을 둔, 록이자 재즈이자 흑인 음악이거나 동시에 미지의 세계에서 온 음악이었다.

초기에 EP로 발표된 뉴욕의 까페 쉬네이(Sin-e)에서의 라이브 (Live at Sin-e), 95년에 EP로 공개된 바타클랑 라이브(Live From Bataclan), 사후에 공개된 “Mystery White Boy”투어 음원을 모은 실황 앨범, 시카고 라이브 DVD (“Live In Chicago”), 그리고 파리 올랭피아 극장에서의 실황 (“Live A L’Olympia”) 그 모든 것들에 담겨 있는 제프 버클리의 노래들은 각각의 독창성을 지니고 있다. 재즈 연주자들이 즐겨 하는 즉흥 연주처럼, 그의 노래는 좀 더 자유로운 음악 세계 안에 있었다. 물론 그것이 완전히 다른 것이라 말할 수는 없어도, TV쇼와 같은 리허설을 거치는 무대에 있어선 더더욱 그것이 제한적이었다고는 해도, 15년이 흐른 오늘날 제프 버클리의 어머니 메리 여사가 만들어 낸 “Grace”의 전세계 TV쇼 라이브 모음은 또 하나의 새로운 앨범이 될 수 밖에 없다. 애초에 DVD로 기획되었기 때문에 우선은 영상물을 찾아내야 했고, 제프가 투어 기간이나 TV 출연 당시 “Grace”에 있는 전곡을 부른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Grace”에 들어 있는 모든 수록곡들을 DVD+CD 패키지로 재현해 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를테면 무대에서 거의 부르지 않았던 Grace의 수록곡 “Corpus Christi Carol”의 경우, “What Will You Say”로 대체되었다. 음질이나 화질이 좋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이것은 어쩌면 제프 버클리의 유가족들이 공개할 수 있는 거의 마지막 영상물일 지도 모르며, 15주년이라는 기념의 의미를 떠나 그를 이해하고 그를 보다 가까이서 느끼는 데 도움이 될 자료집이 될 것이다.

제프 버클리는 때론 무대에서 수다스러웠다고 한다. 사운드 체크를 할 때에는 건스 앤 로지스의 엑셀 로즈의 흉내를 내기도 했으며, 러쉬나 저니, 심지어 에어 서플라이의 음악을 틀어 놓고 장난을 치기도 했었다고 한다. “Last Goodbye”를 들으며 슬퍼하거나 “Grace”에 나오는 “나는 떠나는 걸 두려워하지 않아”라는 가사를 되새기며 그가 죽음을 예언했다고 생각할 이유는 없다. 그는 그저 음악을 사랑했고, 음악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자 했으며, 빨리 세상을 떠났을 뿐이다. 그것은 큰 불행이지만, 겉이 화려한 음악들의 인공 조명이 진심에서 만들어진 음악 의 빛을 압도하는 지금의 음악계에서, 그리고 음악의 진정한 가치를 얘기하지 않는 오늘날 의 사회 속에서 어떻게 음악을 해야 하고 어떤 음악이 오랜 생명력을 발휘할 수 있는 지를 보여줄 법한 그의 음악이 아직 남아 있다는 것은 다행이다. 장르를 떠나, 아직도 음악의 힘을 믿으며 좋은 음악을 만들고자 하는 뮤지션들에게는 큰 영감으로 존재할 것이다. 지난 15년간, 그 길고 불분명한 과도기 속에서 생존해 온 제프 버클리의 음악을 향해 진심 어린 축하를 보내고 싶은 시간이다.